치매, 내 머릿속 지우개
김상윤(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운 병은 암이었다. 불치병인 암에 걸리면 죽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장년층에게 가장 두려운 병이 무엇이냐 물으면 대부분 ‘치매’를 꼽는다. 죽기 전까지는 절대 낫지 않고, 정작 당사자는 기억을 잃어 창피함조차 모르며 그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을 고통에 빠뜨리는 병이기 때문이다. 정말 치매는 죽기 전까지는 고칠 수 없는 난치병일까?
70대 중반인 김분실 씨는 요즘 들어 깜빡하는 일이 잦아졌다. 가스렌지 불을 켜둔 걸 잊는 바람에 여러 개의 냄비와 주전자를 새까맣게 태웠고, 지갑이며 휴대전화를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매일 찾곤했다. 그러나 문득 혹시 치매 초기 증상은 아닌가 싶어 걱정됐지만 자식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조차 두려워 혼자 끙끙 앓았다.
나이와 관계없이 누구나 건망증을 경험한다. 김분실씨처럼 건망증 횟수가 증가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매 전조 증상이 아닐까 걱정한다. 그러나 단순한 건망증과 치매에 의한 병적인 기억장애는 차이가 있다. 건망증은 주로 사소한 내용을 잊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교적 잘 기억한다. 하지만 초기 치매의 기억장애는 중요한 사건을 주로 잊는다.
예를 들면 건망증이 있는 사람은 옛 친구의 이름이 갑자기 기억안나거나,예전에 잘 알고 있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으며,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약속을 하고서 깜박 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증상은 대부분 건망증이다. 반면 치매는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고, 얼마 전까지 매일 하던 일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또한 제 위치에 놓아 둔 물건을 찾지 못하기도 하고,약속을 하고는 약속한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치매에 의한 기억장애는 사소한 내용과 중요한 내용 모두를 잊는 경우가 많아 사회생활이나 직업활동에 문제가 된다.또한 치매환자들은 힌트를 줘도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건망증과 치매의 증상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건망증은 기억 속에 있는 것을 다시 꺼내는 데 장애가 발생하는 것이며,치매는 받아들인 정보를 뇌 속에 입력하는 과정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매인지 건망증인지 불분명하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매는 다양한 질환으로 인해 뇌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하는데,그로인해 언어장애,행동심리증상,신경이상 징후,일상생활 수행기능 장애가 동반되는 증상복합체를 일컫는다. 결국 치매는 이러한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병을 일으키는 원인질환은 따로 있다는 뜻이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질환은 백여 가지인데,그중 가장 흔한 원인은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이다. 1907년 독인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가 최초로 발견햇다고 해서 알츠하이머병이라 이름 붙었는데,기억력뿐 아니라 언어능력,판단력 등 모든 일상행활의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병이다. 병이 진행되면 환자의 성격이 바뀌면서 초조해하기도 하고,우울증이나 환각,망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를 검사해 보면 신경세포가 손상되거나 사라졌으며 전반적으로 뇌가 위축되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1. 치매를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질환으로는 뇌혈관치매가 있다.
뇌혈관치매는 뇌졸중,뇌경색,뇌출혈 등의 뇌혈관질환으로 뇌조직이 손상되면서 뇌기능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치매다. 대개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서서히 시작되어 점차 진행되는 데 반해 뇌혈관치매는 갑자기 시작되어 계단식으로 약화되는 경우가 많다.흔히 뇌졸중이 발생한 후 갑자기 이상해졌다고 생각되는 경우, 뇌혈관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퇴행성 뇌질환으로 인한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 이외에도 루이치매,전두측두치매,파킨슨병치매등이 있는데, 이들 질환은 주로 노인에게서 발생한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치매환자수가 급증하고 있다.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고령자일수록,남성보다는 여성이,고학력자보다는 저학력자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또한 배우자가 없는 경우,머리 외상을 입은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도 치매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65세 이하의 연령에서도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를 ‘초로기 치매’라 한다.
치매 진단을 받으면 보통 약물치료로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동시에,행동치료나 인지치료 등을 병행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매라는 진단을 받고 나면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다. 치매가 불치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치매는 불치병이 아니라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병이며,치료를 통해 조절이 가능한 병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치매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또한 보호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이상행동이나 심리증상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비교적 잘 조절된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질환이 의심되는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진행되면 환자 자신과 보호자의 부담이 경감되어 노년의 생활을 보다 즐길 수 있게된다.
그밖에 치매를 유발하는 질환 중에는 완치가 가능한 질환도 있다. 이런 경우 원인질환이 완치가 되면 치매 증상도 없어지게 된다.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에 의한 치매의 경우 현재까지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나름대로 조절이 되는 질환임을 기억하고 초기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치매가 당신의 병이 아닌 나의 병이 될 수도 있는 흔한 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이상이 느껴질 때에는 숨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도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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